정종배 시

내 자신

정종배 2020. 9. 10. 15:13
내 자신/정종배

다른 이가 내뱉은 말 꼬투리 잡거나
이웃의 불편한 행동에 얼굴 붉혀
매일같이 웬수를 만들어 내지만
원수는 옹졸한 바로 내 자신이 아닐까
서로 뜻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우기고
비난을 비판이라 미명 아래
용서하고 사랑한다 낯 뜨거운 짓을
밥 먹듯 하고 있지 않는지
원수마저 사랑하라 말씀은
타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사랑으로 풍요롭고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와 이유를 위한 것이다
사랑에 젖어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애당초 원수는 없지 싶다
원수는 내 마음이 빚어낸 우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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