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얼었다

정종배 2021. 1. 10. 22:03



얼었다/정종배

새해 출발 눈이 내려 외제차 골탕 먹고
역대급 최강 북극 한파로 이어져
밖으로 드러난 수도 배관 얼고 터져 난리다
서울역 지하도 노숙자는 빈 박스 안에서
몸뚱일 뒤척이다 오그리고
청와대 앞 노숙단식 농성장엔
하늘 가릴 천막도 치지 못한다
북한산 골짜기 얼음으로 뒤덮여
멧돼지 가족들 사막 낙타 행렬로
물을 찾아 헤매지만
진관천은 포크레인으로 개벽 이후 처음으로
바위를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도래샘은 시멘트로 메워버려
서성이고 되돌아간 발자국만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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