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길/정종배
오후 잠을 자는 사이 눈이 내려 쌓였다
통일이 이렇게 왔으면 기도한다
저녁 먹고 마실길 눈길이다
맨홀 뚜껑 녹는 상태가 다르다
상수도 하수도 우수 오수 케이블선로 등
은평뉴타운에만 깔아놓은 쓰레기수송관로
오늘밤 눈 내린 뒤에야 보인다
이중에 제일 빨리 녹은 뚜껑은
뜻밖에 오수였다
입으로 들어가는 식단은
차거나 뜨겁거나 가리지만
똥오줌은 따뜻하지 않는가
한겨울 샤워는 온수로 난방비를 끌어올린다
2020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집에서만
목욕을 하게되니 당연하다 생각까지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