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묵을 쑤며 불 옆에 서 주걱을 돌릴수록
온몸에서 소식이 올라온다
5년 전 박석고개 교통사고 목이 살살 아프다 멀리 보고 살아라
10년 전 축령산 바위 계곡 물놀이 발목 나가 평탄한 길로만 걸어라
20년 전 몸무게 는 뒤 뒷부끄리 찢어져 피똥을 싸는 건 입으로 들어오는 것보다 몸에서 나가는 게 세상에 해를 끼치니 좀 가려 먹어라
40년 전 군 자살사고 군단 계엄 수사관 셋에게 오지게 뚜들어 맞고 난 뒤 무릎 쑤서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조심하라
고2 교련시간 허리 삐끗 퇴행과 디스크 한 곳에 오래 눈치 없이 앉아 있지 말아라
태어날 때 약골에다 아시아독감 백일해로 죽다 살아난 뒤 폐가 약해 골골거려 사람을 가깝게 하지 말라
이렇게 살았으면 뭐라도 되긴 됐을 것인데
이제라도 지키고 살라는 뜻으로
작업실 나가시는 마눌님 말씀을 귀에 못 박아야
오늘 점심 동태찌개 전번처럼 태우지 말고 약한 불 3에 놓고 잘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