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섣달 금날

정종배 2017. 12. 31. 10:34

 

섣달 금날


                정종배


일요일

여느 날보다

늦잠에서 깨어나

침실 커튼을 젖혔다

어젯밤 내려 쌓인 도둑눈을

감싸 안은

아침 햇살이 반겨줬다

 

올 한해

가까운 사람을

들볶거나

싹수가 보이는 애들의

기를 꺾는

모진 말은 버리고

새해에는

고마운 말로

울림 있는

사람이길 되뇌이며

새벽이 늦게 온다는

연서로 48길 

늦은 햇살 앞세워

바라는 바 없이

찾으면

주기만 하는

이말산 아침 숲을 거닐었다

'정종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산 호수공원  (0) 2017.12.31
섣달 그믐밤  (0) 2017.12.31
오늘 하루  (0) 2017.12.30
제5회 독립영화 시 봤다  (0) 2017.12.30
당산나무  (0) 2017.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