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무명폭포

정종배 2022. 3. 10. 16:57

무명폭포

어젯밤 선거방송 역전되는 순간에
한 달 전 임플란트 수술하며 신장이식 받았다 생각하여 술은 입에 대지 말라는
고1 제자 50대 의사 말씀
불구하고 솔잎주 한 컵을 마셨다
잠 한 숨 못 이루고 마실길을 걸었다

서울살이 반세기 태어난 고향을 욕 먹이지 않으려
언행을 조심하며 살얼음 위를 걷듯 살아왔다
서울 태생 아이들의 본적을 내 고향으로 올렸어도 부끄럽지 않았다
오늘은 애들에게 미안하다

가족 친지 동창 선후배 제자 모임 북한산 연봉들 진관사 부처님 망우리공원 인물열전
한 분 한 분 기도를 드리며

삼천사 계곡에서 승가봉 사모바위 오르는 길목인 무명폭포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봄꽃이 피기 전
얼었다 풀렸다 꽃샘추위 얼음이
가장 폭이 넓고 높고 미끄러워
등산로가 끊어진다

봄바람에 녹아 흘러 어김없이 봄은 온다
몸과 맘 추스려 꽃길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자

오늘이 84주기인
도산 선생 어록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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