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다큐 영화 <아치의 노래>와 정태춘 박은옥

정종배 2022. 9. 4. 13:11

다큐 영화 <아치의 노래>와 정태춘
 
 
내 생애 영화와 상영 장소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를 보았다
밤을 새 걸어도 될 끝내주는 밤이다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가슴 가슴이 울컥거려
6년 넘게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목을 달래
별과 눈을 마주치며
몇 번이나 마음을 다독였다
 
정태춘과 박은옥은 이 시대의 가객이다
<시인의 노래>와 <촛불>의 서정적인 노래에서
<5.18>과 <아치의 노래> 분노의 노래로 곱고 거친 길을 걸어간다
나이가 익어가면 갈수록
오래 묵은 된장이나 씨간장 장독대의 햇볕같은 음유시인으로
가슴을 때리며 배어든다
그 노래와 현장을 함께하는 실천의 전사로 가슴이 먹먹하다
 
<아치의 노래> 영화가 상영된 최적의 장소인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꿰뚫은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물열전 분들께 진혼곡을 노래했다
 
진보당 사건으로 사법살인 당한 죽산 조봉암
5.16쿠데타 세력에 사형당한 민족일보 조용수 발행인
통일운동가 최백근 독립운동가
조선의 천재 식물분류학자 고문사당한 장형두 서울대학 사범대 부교수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고문당하고 미군정에도 협조하지 않은 경제학자 추담 허연 독립운동가
3.8따라지라 이념에 굴레를 씌어 생을 마감한 월남한 이중섭 김이석 차근호
미서훈 독립운동가 이영학 변성옥 나우 김기만 이병홍 박현식
창씨개명 강요당해 자결한 한글학자 주산 신명균 독립운동가
4.19혁명 열사 박동훈 진영숙 전한승 이종량
한국의 잔 다르크 유관순 누나
 
2023년 9월 1일이면 100주기인 간토(관동)대진재 학살을 목격하고 민족적 분노를 바탕으로 일가를 이룬
민속학의 선구자 석남 송석하
시문학파 '독을 차고' 민족시인 영랑 김윤식
독립운동가 진보당 사법살인 당한 정치인 죽산 조봉암
경성의전 교수 대중의료 계몽한 태허 유상규
동요 <오빠생각>의 오빠 아동문학가 영주 최신복
조선 천재 식물분류학자 고문사 당한 장형두
동경한인교회 목사로 목숨건 구조 및 구호 활동한 오기선
조사요원과 후원금을 전달한 방정환
일기를 쓴 아사카와 다쿠미
영화 <아리랑>의 나운규
소설 '인두지주' 계용묵
 
분노하라 천민자본주의에
분노하라 비민주주의에
분노하라 지구위기에
 
망우별빛영화제가 내년에도 이어가길 기도한다
2023년 9월 1일 간토(관동)대진재 100주기 오충공 감독이 제작중인
다큐 <1923년 제노사이드 93년 간의 침묵>(가제)이 망우별빛영화제 이곳에서 상영되길 바란다
 
스크린 저 너머 남동향 하늘에 정태춘 가객의 사전심의 철폐운동 노고를 치하하듯 드론이 상영 내내 떠 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고영재 감독은 제작비는커녕 홍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독립영화의 비애를 솔직하게 말하고 영화제작의 비화를 이야기하였다
<아치의 노래>를 여섯 번 봤다는 남희령 작가의 선을 넘나드는 진행 솜씨도 매력적이었다
 
빈스로드 정윤재 감독이 판을 깔고
마을과 아이들 팀들과 고영재 감독을 모시고
맥주 한잔하고
6호선 전동차 독바위행 막차를 타고 내려
북한산 위에 반달이 등을 밀어 오리를 걸었다
반세기 전 사거리 가설무대 <황혼의 부르스> 보고 난 뒤 밤길을 걸었던 추억을 불러내
퇴직 후 처음으로 자정 넘어 집에 왔다
 
가객 박은옥은 <아치의 노래>를 17번 보면서 정태춘의 분노를 함께 노래하였다며 그 뜻을 동지로서 좇았다는 전언이다
영화 상영 전 2000년 이후 내 삶의 지남차 아사카와 다쿠미 선생의 묘역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갑장인 홍성례 시낭송가한테 박성택 동장님과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수어로 배웠다
망우별빛영화제 <아치의 노래>와 더불어 가을을 맞이해
겨울이 오기 전에
뭔가를 이룰 수 있을 것같은 황홀한 밤이다
 
참고로 망우역사공원 인물열전 영화관련된 분들은 다음과 같다
 
관동대지진 참상을 목격하고 귀국한 예림회 회원들의 민족의식을 반영한 춘사 나운규 독립운동가 배우 영화감독 <아리랑> 등이다. 아들 나봉한도 영화감독이었다
영화감독 노필은 음악영화의 선구자로 <밤하늘의 부르스> 등 흥행작이었으나 제작자와의 갈등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서해 최학송 소설 '탈출기'는 신상옥 최은희 부부가 북한에 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으로 영화화하여 북한 전역에 상영했다.
계용묵 소설 '백치아다다'는 영화화하여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아사카아 다쿠미의 삶을 영화화한 <백자의 사람>은 2012년 상영됐다.
시인 박인환은 영화광이었다. 경기중 2학년 때 영화관 출입문제로 자퇴하고 한성중 야간에 잠시 적을 뒀다 명신학교를 졸업했다. <영화평론가협회> 창립을 주도하고 영화평론 59편을 남겼다.
조선 천재 식물분류학자 장형두의 딸 장혜경은 이화여자대학 재학 중 영화 <산유화>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독립운동가이자 경제학자 재림교회 신자 추담 허연의 첫째 아들 허진은 시나리오 작가로 20편을 남겼다.
한국의 잔 다르크 유관순 누나는 몇 번이나 영화화되었다.
조봉암 선생의 사위 이봉구는 영화인다.
 
함세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동승」의 원제목은 주인공인 동자승 이름을 딴 「도념道念」으로, 1947년 발간된 함세덕의 희곡집 『동승』(박문서관)의 표제작이며, 세 번이나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 책 서문에 “결과에 있어서는 조선문화의 정한 발전에 역행적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친일 반성문이 쓰여 있다.
희곡 「동승」은 1949년 윤용중 감독이 <마음의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영화한 뒤, 2003년 주경중 감독이 리메이크한 바 있다. 윤용중 감독의 <마음의 고향>은 1940년대 최고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주경중 감독의 영화 <동승>은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2014년 박영철 감독은 앞선 두 영화 중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을 원본으로 삼아 리메이크했다.
실제 원작은 2005년에 일본의 국립필름센터에서 35mm 원본 네거티브 필름이 발견돼 현재 문화재청 제345호 문화재로도 등록이 됐으며, 해방 후 조선영화 최고봉의 신기록을 세운 수작이라는 평을 받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이 영화는 한국 최초 불교영화이다.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인 최은희 씨의 세 번째 출연작으로도 유명하고, 제1회 서울시 문화상 영화부문상을 수상했다. 1950년 2월에는 일본 상영이 추진되었고 6․25전쟁 발발 직전에는 한불문화교류의 첫 상영작으로 선정되어 파리로 필름을 보낸 작품이다. 주경중 감독의 <동승>에서 주지스님으로 출연했던 배우 오영수는 2021년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아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방앵순, 안영정, 외 86명
댓글 15개
공유 1회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