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상장과 앨범 사진

정종배 2019. 6. 22. 12:55

 

 

상장과 앨범 사진/정종배

 

 

상장 받은 시기가 한참 지난

애들의 초중등 상장과 졸업앨범 사진을

다시 꺼내 볼 줄이야

그것도 물에 젖어 흐릿한 글자

한 장 한 장 뜯어내도

손대기가 글러부러

대책없긴 마찬가지

어릴적부터

제 길은 제가 걸어야한다

애비는 사진 속에 부재다

놓아버린 과거가 아쉽다

앞 뒤 사진이 붙어

떼내기도 어렵다

미안하다

뭐든 보관만 하려는 애비 덕에

집으로 가야할 이삿짐이

책 보관 서고 아닌 서고에 쳐박혀

잠을 자다 한순간에

퉁퉁 불어 어릴적 행장을 지웠으니

애비를 탓하라

이제라도 살갑게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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