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주차장 깨진 줄을 세면서/정종배
한 줄은 외로워 하느님은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내라 옆구리를 내보여주셨다
부처님도 개유불성이라 이르시며
어깨동무 이웃하자며 미소를 지어주셨다
두 줄은 마주 보고 끝끝내 만나지 않아야
사랑에 얽매어 피눈물 흘리지 않는다
세 줄은 솥발이 세개이듯
어느 곳 하나 기울거나 서운하지 않는다
네 줄은 네거리라 사통팔달
막힘없이 뻥 뚫려 언제나 좋았다
잠자리에 일어나 아침기도 드리고
찻물 뜨려 진관사 오가며
불법승 천지인 성불하십시오
어느 선에 이르렀는지
묻고 묻고 또 물으며
두 손 모아 합장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