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진관사 주차장 깨진 줄을 세면서

정종배 2019. 7. 30. 08:54

 

진관사 주차장 깨진 줄을 세면서/정종배

 

 

한 줄은 외로워 하느님은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내라 옆구리를 내보여주셨다

부처님도 개유불성이라 이르시며

어깨동무 이웃하자며 미소를 지어주셨다

두 줄은 마주 보고 끝끝내 만나지 않아야

사랑에 얽매어 피눈물 흘리지 않는다

세 줄은 솥발이 세개이듯

어느 곳 하나 기울거나 서운하지 않는다

네 줄은 네거리라 사통팔달

막힘없이 뻥 뚫려 언제나 좋았다

잠자리에 일어나 아침기도 드리고

찻물 뜨려 진관사 오가며

불법승 천지인 성불하십시오

어느 선에 이르렀는지

묻고 묻고 또 물으며

두 손 모아 합장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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