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꽃/정종배
아미타불 협시보살 바위틈에
작년 10월 국행수륙재 울력에
몸톰째 자리를 내줬다
늦은봄 뿌리내린 장수꽃
마른장마 목말라 애태우다
관세음보살 생신날
눈밝은 보살님 굵은 손으로
이끼 긁어 다둑다둑 덮어줘
고맙습니다 합장했다
장맛비가 내리고 빗물을 머금은
이끼에 뿌리가 당해내지 못하여
해시랑거리는 모습을 또랑시인 오가며
오메 지 몫은 지가 타고 나는 것인데
천지인 조화로 이파리 한 잎도
허투루 크고 작게 피어나지 않는걸
안쓰럽다 지나치게 덮어주면
어찌 당해 내리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