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당산나무

정종배 2019. 8. 3. 08:29

 

당산나무/정종배

 

 

가지가 사방으로 펼쳐나간

느티나무 그늘 아래

매주토요일 명상체조 열린다

마른장마 뒤이어 장맛비

갈지자로 걸어간 뒤

폭염이 쳐들어와 주둔했다

목을 뒤로 젖쳐 하늘을 보았다

신록이 지나간지 언제인데

싱그러운 그늘이 반짝였다

눈부셔 몸 가누기 쉽지 않았다

느티나무 한 그루 밑동이

세 개로 세 개가 12개 가지로 나누고

둥그렇게 키를 키워

우듬지가 골고루 잘 퍼져

둘레길 오가는 사람들

멋지다 감탄사를 토해낸다

한여름 계곡 물놀이 가족들

느티나무 그늘이라 자리폈다

햇살이 이파리 뚫고 내리쬐

실망하고 거둬들인 할머니

키 크고 싱겁지 않는 놈 없다더니

또랑시인 뒷꼭지를 긁어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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