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을 바라보며/정종배
이 생이 다 할 때까지
단 한 번만이라도
가을 산 빛이라면 주저하리 않으리
이 숨이 끊어지기 전
가을 산 향기라면 무섭지 않으리
이 손 놓을 때
가을 산 바위라면 차갑지 않으리
해거름 노을 아래
한 번은 불이 붙어 다 타야 지워지지 않는가
오늘은 오늘이고 하제는 하제이다
남과 북아 가을이다
휴전선 철조망을 거둬내자
마음의 응어리를 녹여내자
굳센 우리 손으로
핏빛 우리 힘으로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