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가을 산을 바라보며

정종배 2019. 11. 3. 19:28

 

가을 산을 바라보며/정종배

 

 

이 생이 다 할 때까지

단 한 번만이라도

가을 산 빛이라면 주저하리 않으리

이 숨이 끊어지기 전

가을 산 향기라면 무섭지 않으리

이 손 놓을 때

가을 산 바위라면 차갑지 않으리

해거름 노을 아래

한 번은 불이 붙어 다 타야 지워지지 않는가

오늘은 오늘이고 하제는 하제이다

남과 북아 가을이다

휴전선 철조망을 거둬내자

마음의 응어리를 녹여내자

굳센 우리 손으로

핏빛 우리 힘으로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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