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환 선생님께서
정년 6년여 앞서
명퇴 하시며 낸 교육시집
《덮지 못한 출석부》를 보내주셨다
퇴근하며 우편함에서 꺼내
저녁 먹기 전까지
단숨에 내리닫아
두릅비빕밥에
꼭꼭 씹어 달게 삼켰다
진관사 소나무 숲 길을
저녁노을 앞세워
시 제목을 꺼내 되새김질 하니
계곡 물소리도 따라 읊조려
노을빛이 한참을 서쪽하늘 붙들고 놓아주질 않았다
장훈고에서 함께 전교조 시작하여
박선생님께서는
고재호선생님과 당차게 가시밭길 해직을 당하셨다
지금도 부채의식으로
늘 안녕과 건강을 빌며 지내왔다
박선생 시집 안
시 제목을 좇아
더불어 걸어봅니다
종이학 찐따 쌩얼 벚꽃 나팔꽃 모과
병남이 잡초 뒤뜰
웃프다 사물함 풍기반란 경칩 꽃샘바람
등나무 도마뱀 선인장
주동식기사님
강원일 선생님 한승흠 선생님
출석부
박선생님
진관사 사가독서
집현전 학자들의 말과 글의 뜻을
올곧게 이어 쌓은 돌담장의 묵언수행 가부좌와
뭇 중생들이 가슴으로 합장하는
솔향기 솔바람소리 보내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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