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아사카와 다쿠미 제85주기 추모제

정종배 2017. 3. 2. 10:48
경기북부
구리시
[화보] 구리 아차산망우리공원,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한 다쿠미 85주기 추모식 열려
기사입력: 2016/04/03 [05:32]  최종편집: ⓒ 경기인터넷뉴스
한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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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경기인터넷뉴스] 아차산 망우리공원(공동묘지)에는 오세창·한용운·조봉암·방정환·최학송·이중섭·박인환 등 많은 독립운동가와 예술인들의 유택이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조선의 예술과 미(美)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인간의 가치를 실현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의 묘소가 있다.
 
다쿠미의 기일인 4월 2일 오후 2시 아사카와 노리다카·다쿠미 형제 현창회 주최 다쿠미 묘역에서 85주기 추모식을 열렸다. 
 

▲ 아사카와 다쿠미 85주기 추모식...묘역     © 경기인터넷뉴스



다쿠미는 조선총독부 임업연구소에서 기수로 근무하며 지금도 사용하는 '잣나무 노천매장법'을 개발했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의 37%를 차지하는 잣나무 숲을 일구는데 공헌하였다. 일제 강점기 수탈로 민둥산이었던 우리 산들을 푸른 숲으로 만들었다. 
 

▲ 아사카와 다쿠미     ©경기인터넷뉴스

조선백자의 신으로 불릴 만큼 도자기 관련 중시조로 존경받고 있는 친형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1884~1964)와 함께조선의 미를 흥과 풍류 및 신명으로 본 예술관과 조선 문화예술 보존에 헌신한 정신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쿠미는 '조선의 소반', '조선도자명고'와 같은 조선 도자와 민예에 관한 책을 출간하는 등 조선 문화재 연구 성과를 담은 여러 글을 남기고 써서 우리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발견하고 알리는데 기여하였다.
 
1931년 식목일 준비하며 과로로 폐렴으로 40살 젊은 나이로 자신의 뜻과 재능을 정리하고 발휘하지 못하고 숨을 거둬, 유언대로 한복을 입고 이문리 공동묘지에 묻혔다가 1942년 망우리 공원묘지로 이장하였다.
 
그를 기리는 한국인과 일본인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고향인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호쿠토(北杜)시의 지원으로 묘역과 그 주변이 정비돼 추모하는 사람들이 좀 더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조만제 현창회 회장, 문화유산 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오재희 전 주일대사,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숙장대행 정종배) 학생 50여명(보인고, 신현고, 청량고 자율동아리)을 비롯 80여명이 참석했다.
 

▲ 아사카와 다쿠미 85주기...제2기 청리하숙 세계시민학교 학생들     © 경기인터넷뉴스


현창회 조만제 회장은 “꽃이 피는 이 좋은 봄날 다쿠미 선생의 유덕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해 오신 분께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선생의 정신을 빛내기 위해 노력하자며 청소년들의 참여로 더욱 발전적인 한일 외교의 디딤돌이 되리라 믿는다.”며 학생들을 격려하였다.
 
오재희 전 주일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과거 한일관계에서 시대적 상처를 갖고 있지만 이런 훌륭한 일본인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오늘 이 추모가 한일관계 우호 친선에 하나의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고향 호쿠토시 아사카와 형제 현창회에서도 추모사를 보내와 현창회 김병윤 부회장이 대독하였다.  
 

▲ 아사카와 다쿠미 85주기...추모식     © 경기인터넷뉴스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조선을 떠나게 되자 친형 노리타카가 동생인 다쿠미의 묘 앞에서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심경을 담아 읊은 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묘에 핀 들꽃 우리에게 바치고 고이 잠들게. 언젠가 찾아와 줄 사람이 있을 테니."
 
시를 번역하여 읽은 최경국 명지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이 시 구절처럼 아사카와 다쿠미 선생의 영이 있다면 오늘 모인 우리를 보고 즐거워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고 1학년 이다경이 쓰고 보인고 1학년 이영택 학생과 함께 읽은 추모사에서 ‘선생님의 뜻을 저희가 전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살아생전 하셨던 뜻을 이어받아,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화합하는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며 아사카와 다쿠미의 정신인 “인간의 가치를 구현”하는 삶을 다짐했다.
 

▲ 아사카와 다쿠미 85주기...추모사를 낭독하는 신현고 1학년 이다경이 쓰고 보인고 1학년 이영택 학생     © 경기인터넷뉴스



보인고 1학년 민태원 학생의 기타 연주로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하며 추모식을 마쳤다.
 
정종배 숙장대행은 “지난 3월 26일 2016년 제2기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개학식이 김희수기념 수림아트센터에서 열였다. 오는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호쿠토시에서 개최하는 제13회 청리은하숙(숙장 하정웅 수림문화재단 이사장) 행사에 작년 1기 학생 90여명에서 선발한 학생대표 5명과 지도교사 4명이 견학 및 체험활동 등으로 초빙하여 열 계획이다. 한일 청소년 교류 및 이해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아사카와 다쿠미 85주기...지난 3월 26일 개교한 청리하숙 세계시민학교     © 경기인터넷뉴스


오는 5일 식목일 오전 10시에도 (사)국제친선협회 주최로 아사카와 다쿠미 추모식이 열린다. 이순주 (사)서울국제친선협회 회장, 윤태운 한국도예협회 회장, (사)중랑문화연구소 남화창 이사장, 신현고 학생들과 그의 고향 호쿠토시 부시장 및 공무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