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주름잎

정종배 2019. 11. 10. 17:16

 

 

 

 

주름잎/정종배

 

가을비 내리는 일요일

버스정류장과 아파트를 오가는 길

디딤돌과 디딤돌 사이에

주름잎꽃이 피었다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꽃말을 증명하려

디딤돌과 디딤돌 사이에

너를 잊지 않으려면

건너 뛰어야한다

디딤돌을 두 줄로 놓았다

습관이란 알고보면 무섭다

출근길은 아무렇지도 않는데

시계 바늘 가는 반대 방향인

퇴근길은 균형이 맞지 않아

온몸이 기우뚱 흔들린다

주름잎꽃이 주름을 잡았는지

단풍잎이 이리저리 쏘다니다

출입문을 열리면 쫓아들어와

계단을 어지럽게 구른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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