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모과

정종배 2019. 11. 24. 14:19

 

 

 

모과/정종배

 

 

진관사 동정각 범종소리

가슴에 품어 익은 모과열매

겨울비 빗방울 소리에

지나온 계절의 향기가

촉촉히 젖고 있다

향적당 추녀끝 낙수물이

모래알을 일으켜 굴리며

추위는 이렇게 깨트려

해맑게 씻는 것이다

가볍게 두 귀를 틔운다

올겨울도 얼어 죽진 않겠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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