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대설

정종배 2019. 12. 7. 22:42

 

 

 

 

 

 

 

 

 

 

 

 

 

 

 

 

대설/정종배

 

 

12월 첫 주 토요일

절기상 대설이다

큰 눈 대신

싸락눈이 내렸다

듕섭과 상이 만난 정을 나눈 청라언덕

대구고 연세대 동문들과

망우리인문학 사색의 길 따라서

 

강소천 김말봉 박인환 안석영 김영랑 이중섭 나운규 최학송

계용묵 김동명 차중락 박찬익 채동선 장덕수 조봉암 오기만

한용운 설의식 박희도 서병호 박원희 김사국 김이석 문일평

오세창 방정환 유상규 안창호 이인성 지석영 권진규 김상용

삼학사 유관순 최백근 이영민 노필 아사카와 다쿠미

 

싸락싸락 해설을 끝내고

강을 지나 다리 건너 숫는길로

 

76학번 입학동기 은사이신

돌아가시며 듕섭이 듕섭일 찾으신

시인 구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

노래는 태워도 재가되지 않는다

문화독립군 Rang Korea

듀오아임 주세페 김 구미꼬 김 노래

文 史 로 哲 들 다

선정릉역 3번 출구 풍류극장 가는 길

 

싸락눈에 꽃이 시든 장미꽃 대신에

철제 울타리에 내걸린

'꽃'이란 글자가

비닐로 씌워져 한겨울 넘긴다

 

시와 노래와 영상과 율동으로

하나 되어 뒤돌아 본

2019 한 해의 발자국

마음이 끌리는 꽃만 찾은 지난 계절

마음이 끌리지 않은 꽃도 볼 수 있는

새하얀 마음으로 숫는길을 걷는다

오는 봄 꽃자리가 벙글겠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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