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외국인 노동자

정종배 2019. 12. 8. 18:16

 

외국인 노동자/정종배

 

12월 첫 번째 토요일

24절기 중 대설이다

큰 눈 대신 싸락눈이 내린다

망우리공원 인문학 썰을 풀고

은사이신 시인 구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

틈과 틈 짜투리 시간을

학교에서 망우리인문학

원고를 정리하려 맘먹고

비빔메밀막국수 배불리 먹고서

싸묵싸묵 망우리고개 넘어서

양원역 지나서 능산지하차도 건너어

아파트 샛길을 선택해

샛문을 빵빵한 몸을 틀어 빠져나와

은행열매 밟히어 터져버려

구렁내 지뢰밭 길바닥을 살피며 지나다

입학 학생수는 절대 주는데

초등학교 건축 중인

종합대강당 가림막 안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새나온다

중국어로 싸락눈 소리를 녹인다

철골구조물 쏟아지는 소리가 날카롭다

한국어는 들리지 않는다

3D업종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은 일을 하지 않은지

이 바닥에선 오래된 전설이다

만해는 불교유신론에서

나라가 힘을 쓰려면 적어도 인구가

1억명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학생들이

'자율학습 참여도 드높다

중국어 선택한 학생들이 적어서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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