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밥그릇

정종배 2020. 1. 22. 06:04

 

 

 

밥그릇/정종배

 

 

225일 철탑 위에 여기 사람 있습니다 외쳐도

하나님도 까불면 죽는다 겁박하는

목사님을 구원 투수로 모시며

설명절 선물로 사찰에 육포를 보내고

뒤이어 황당함이 부족했는지

국회의원 선거 공약 발표하며

반려견 죽음을 작고라 쓰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왕건함 파병하며

자발적이라 파병이 아니라고 우겨도

국가의 이익을 위한 옳은 일이라 박수치며

표창장 한 장으로 반 년 넘게

온 나라를 뒤집어도

살아있는 권력에 움추려들지 않는

전관예우 선봉의 인물로

붕붕 띄워 부추기는 올겨울

지금까지 다행히 눈다운 눈발은

자신의 모습을 휘날리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있게 대답하고

제 생각과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여전히 입을 다문 채

다른 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쳐다만 보고 있는

비겁하고 잇속 계산 이어 가

마음 열어 잡아 주지 않는 건

제 밥그릇만 챙기는 싸움으로

신념도 사상도 민족도 나라도 내팽개치는가

오는 봄 매화 향기 퍼지기 전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하여

정의의 손을 뻗어 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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