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코로나19 멧돼지

정종배 2020. 2. 28. 12:02

 

 

 

 

네 덕분에

집에 있다

늦은 오후

마실길 진관사 도는데

아글씨

멧돼지들이 득시글거리네요

글피엔 나 홀로 멧돼지가 저도 놀라 혼줄이 났는지

똥줄 빠지게 냅다 뛰고

진관사 아미타불 곁으로 지나는 길목에

맨앞 망보는 산저 없던 바위로 보였어요

네 마리 멧돼지 가족

나와 마주쳐 뒤돌아 가고

어제는 일주문에서

부도탑 위 새싹 쓰나미로

뜯어먹는 네 마리 일주문 기둥 뒤에 숨어

폰 사진 찍는데

소리에 민감한 망보늗 멧돼지가 내 쪽을 꼬나보는데

오싹하더라구요

제들이 후각 청각은 뛰어난데

시각은 떨어져

내가 꼼짝 않는 사이

분탕질을 치고 유유히 골짜기로 떼지어간 뒤

유기견 짖는 소리가

계곡을 가득 채우고 남더라구요

멧돼지 사랑 싸움 등긁는 효자손 잣나무 지나는데 조심해야겠네요

 

늘 강녕하시고

사랑이 넘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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