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망우리공원 꽃길과 나무와 해돋이

정종배 2020. 6. 1. 17:51

 

 

 

 

 

 

 

 

 

 

 

 

 

 

망우리공원 꽃길과 나무와 해돋이/정종배


오촌 설태희 가족묘지 유택을 드리운 소나무
해돋이 명장면 연출하여
망우리공원 이야기가 환하게 이어진다

화단의 귀재 아소 이인성 화백
유택 앞 해당화가 피었다
아들 이채원 화가
아버지 화업을 기리며
작품과 연계하고
묘역을 돌보며 꽃을 심어
한국내셔널 트러스트 김국장이
아소의 대표작 해당화 작품에 웃고 있는
해당화 꽃을 관리하여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처음 꽃을 피워 감회를 새롭게 다졌다

서해 최학송과 대향 이중섭은 굶기를 밥먹듯해
창자가 붙은 위문협착증
환장하여 마감한 생을 위로하듯
개암나무가 자생하여
유택 앞에 개암이 열린다

끝뫼 김말봉 대표작인 찔레꽃
유택 앞에 폭발적 꽃향기로
벌떼가 웅웅댄다
원고를 써 생활하며
교제의 폭과 깊이를 말해준다

오세창 안창호 한용운 조봉암 오기만 권진규 유택에는 나무의 제왕 소나무가 위용을 자랑한다
이중섭 화백 소나무는 화가가 소나무 노래를 불렀고 시인 구상이 심었다고 전한다

송촌 지석영 선생 유택 앞에 산살구꽃이
망우리 이른 봄을 이끌고
낙이망우 근심 걱정 잊게 한다

아사카와 다쿠미 유택 안 잣나무 몇 그루가
노천매장법으로 세계적인 대한민국
산림녹화 37%를 차지한 것을 자랑하듯
사계절 푸르러 당당하다

독립운동가 서동일 부인 묘비로 합장하여
삼형제 바위와 은사시나무와 왕버들나무
연리지가 세 군데 이루어
살아생전 함께하지 못한 세월을 보상하듯
천 지 인 조화를 부렸다

함세덕 유택 가는 길 금계국
김호직 유택 안 제비붓꽃
유관순 이태원무연고분묘 둘러 선 개나리꽃
이화여고 6인 결사대 김분옥 돌배나무꽃

독립지사 김병진 유택
나무가 우거져 떼 한 장
풀꽃 한 송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벌거벗어 후손들의 민낯을 드러낸다

사색의 길 숲그늘 틈새로 비추는 햇살은
산책객들의 걸음을 짱짱하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