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비야 이제 제발 그치고
이렇게만 살아 다오
빗방울이 물이 된다
어느 먼 사막의 모래언덕
분수령에 별똥처럼 떨어지며
이쪽 저쪽 물길로 나눠져도
아기의 첫 울음 소리가
사랑을 위하여 울어대듯
바다를 향하여 첫발을 내딛는다
바위와 수풀을 헤치고 계곡을 찾아서
도랑과 개울 지나 시내와 강을 거쳐
마을의 갖가지 사연을
물결이 헬 수 없이 실고서
물방울이 힘을 합쳐
생명을 기르고 우주를 적시기에
사람들은 지치지 않고서
오늘밤도 잠을 자며
난바다 쉼없이 출렁여도
넘치지 않는 수평선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