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자려 길을 건너다
자동차 바퀴에 개구리가 죽었다
스틱으로 사체를 길섶으로 옮겼다
마실길 길바닥에 웅크린 개구리
가을밤 산보객 신발에 밟힐까봐
베어내 훤하지만 수풀에 옮겨놓자
보호색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계곡의 바위가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산만한 멧돼지 한 마리가 계곡을 훑고 있다
지난 여름 포크레인으로 골짜기 바위를 치워버려
바닥이 드러난 웅덩이에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오늘 아침 산보길
포획틀 안에 갖혀 날뛰다 지쳐 누운 멧돼지
젖어미라 출입문 열어 주려 시도하다
주둥이로 공격하여 포기했다
포수의 급소 명중에도
새끼들 걱정에 쉬이 생을 놓지 못하는지
몇 분 간격 세 발을 쏴 고이 보내주며
어미의 힘 대단하다
포수 사냥 일지에 기록된
멧돼지와 그 새끼들 눈에 밟혀
핸드폰을 평상 위에 놓고 왔고
무장애 탐방로가 흐릿하여
의자에 앉아 깊은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