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피똥

정종배 2020. 11. 10. 10:38




피똥/정종배


"삶은 누군가의 손을 붙잡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다" ㅡ'동승'에서

'대통령' '산허구리' '무의도 기행' '산적' '태백산맥' '에밀레종' '기미년3월1일' '해연' '동승'의 극작가 함세덕 가족묘지 시묘살이 지키는 듯
한여름 피서를 즐기는 노인들
올해는 비닐 위에 검은천막
그늘과 위장망까지 둘러쳐
햇볕과 비바람 막고서
고도리에 열받아 불붙었다
나무들은 겨울을 나려고
물관 닫아 피똥 누는데
싸놓은 똥 쓰리피에 똥광 뒤집어
피 두 장씩 받고선
못먹어도 쓰리 고 외치는
이장한 묘지 상석 위에
군용 모포 깔고서
신선놀음 열기에 노을이 물든다
까마귀가 양 상한가 팁으로
배추잎 달라고 울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