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풀꽃

정종배 2017. 12. 4. 07:38

 

풀꽃

 

 

보잘것없다

사랑의 문 밖에서

미혹의 졸음에 빠져서

제때 꽃잎 피우지 못한다

아우성치지말고

삶과 세상과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꽃향기로

맑고 고운 죄와

부족함을 인정하는

더 낮은 자세는

필요 없다

 

지금 있는

그대로

깨어 있어라

보잘것없는

꽃은 없다

한겨울

풀꽃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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