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풀꽃
보잘것없다
사랑의 문 밖에서
미혹의 졸음에 빠져서
제때 꽃잎 피우지 못한다
아우성치지말고
삶과 세상과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꽃향기로
맑고 고운 죄와
부족함을 인정하는
더 낮은 자세는
필요 없다
지금 있는
그대로
깨어 있어라
보잘것없는
꽃은 없다
한겨울
풀꽃은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