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멧돼지

정종배 2020. 12. 29. 01:41


멧돼지/정종배


국립한국문학관 들어설 기자봉
골짜기와 능선마다 멧돼지가
겨울잠 자는 벌레
내년 봄 촉을 내밀 풀뿌리
언 땅의 활력소 지렁이 등을
주둥이로 뒤집은 먹이사냥 흔적에
숲길을 지나기가 오싹하다
골짜기 진흙탕 즐긴 뒤
멧돼지 가족들 등 긁는 소나무
시계가 트였고 크기가 비슷하며
송진이 말라붙은 속살을 드러낸 밑동은
자본의 논리에 피눈물 흘리는
약자들의 목숨 건 상처가 아닌가
생태환경 무너져 벌거벗은 소나무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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