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란 산에 들에
꽃밭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이석증 달래어 한 주 건너
강의를 나가는 지어미가
퇴직 후 오밤중에 일어나
야행성 동물로 변한 남편
아점으로 술떡을 쩌놓고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주며
전등을 끄고 문을 닫는다
늙은 청춘 이불 속에
새봄이 새근새근 잘도 잔다
이불을 걷어차지 못하는 약골인
갓난아기 아랫목에 눕혀놓고
봄비 내리기 전 보리밭 밟기와
북을 주는 어머니
종종거린 발걸음 소리를 기억하는
고향 고샅 참나무 잎눈 트는
봄하늘
어머니 보고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