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한글은 서럽다

정종배 2021. 4. 28. 07:58



한글은 서럽다 / 정종배

함평천지 학다리에 태를 묻은 또랑시인
어정쩡한 낀 삶이다
한문은 아니고
한자와 한글이 뒤섞인 비빕밥과
돌돌말은 김밥이었다

아침 눈을 뜨니 페이스북에
외눈과 양눈 장애인 낮잡은 말이다 아니다
맹아 봉사 애꾸눈에서 소아마비 절름발이까지
티격태격 제 앞만 보고
청맹과니 눈뜬 봉사 귀먹어리 벙어리
입은 있어도 뻥긋 못하고
손글씨는 더욱 안된다

어제 오후 2시 중랑망우공간 착공식 참석 전
오전 내내 전수조사 빠진 곳을 훑다가
둘레길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아리수를 되내인다
개화기 선각자 오촌 설태희 가족묘지 뒤 소나무 한 그루와 머리 좋은 후손들
아버지와 한글 연구 비밀 돈 대준 큰아들 석천거사 설원식
영문학자 딸 설순봉 함평천지 신계리 출신 평론가 사위 김우창 외손자 수학자 김민형
1545년 4월 28일 태어난 충무공 이순신 진중일기
난중일기 첫 한글 번역 충무광 둘째 소오 설의식
햄릿 최초 번역 남과 북 영어 통역 셋째 월북 시인 오원 설정식
연좌제에 숨죽인 끼 많은 희한 정혜 희순 희관 외손자 의리 김보성
사업가 가수 설도식

해돋이와 잘 어울리는 소나무가 누워 자라
쓰러질까 버팀쇠를 세워 돌봐주는 그 마음
솔바람 소리와 향기와 신록이
온 맘과 몸 누리는 둘레길
근심걱정 놓아두고 한참을 쉬다 간다

일제강점기에도 한반도 유일 한글 이름 학교
학다리중앙교 학다리중학 출신으로
소나무를 다시 한 번 두 눈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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