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반세기 한 번도 4대문 안에 살지 못하고
처음으로 5년 전 출발역 구파발역
억지 먼 역세권인
은평뉴타운 꼭대기 제각말 아파트단지에
자리잡고 시내를 오간다
"정선생이 나 죽으면 망우리 김이석 소설가 곁에 들어가는 일 책임지라"는 소설가 박순녀 선생님
시인 김태완 기자와 점심을 내신다기에
오랜만에 머리 감고 향수를 뿌리고
6년 전에 낸 시집 싸인해 선물봉지에 넣고서 여유롭게 버스정류장에 와서야
선물을 가져오지 않아 발길을 되돌렸다
구파발역 출발 10시 49분 핸드폰 전역시간표
10시 45분 검색 적당하다 했더니
구파발역 2번 출구 직전에 신호등에 걸렸다
계단을 급하게 뛰어내렸다
꽃양귀비 꽃잎 그린 출입문이 닫혔다
애인이 탄 열차를 놓치고 허둥대듯
대화역 출발인 다음 차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