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관음사 보화종루

정종배 2022. 11. 15. 02:00



관음사 보화종루 위령의 종
1985년 심우성 김의경 선생 등이 주선하여 세운 추모제각 범종루이다

1923년 간토대진재 조선인 대학살 제노사이드 현장에 건립하지 못하고
관음사 주지의 배려로 관음사 경내에 세운 범종각 보수 위해
답사한 오늘 늦은 오후에 관음사를 방문하고
그 지역 사회단체 임원들과 대화가 이뤄졌다

원래 보수를 생각한 단청보다 지붕의 기와를 교체해야
건물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간토대진재 관련 지역 사회 단체 봉사자들의 배려와 후원으로 치러진 행사가
내년에 100주기 추모제가
일본 현지 사회 단체와 협의 없이
한국인들의 단체에 의하여 무분별하게 이뤄지는걸 경계하고  자제해달라 당부를 하였다

현재 이주한 주민들의 반발로 학살장소 방문조차 막히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사회단체 봉사자들의 어려움을 말한다

간토대진재는 일제 저항시의 못자리다
김소월 김동환 이상화 김영랑 이육사 시인 등이 도쿄에서 유학하며 민족의 참혹한 제노사이드 현장을 목격하였다

소월은 한 달 동안 소식이 없어 집에서 죽었다고 포기하였다
파인 김동환 시인은 거의 유일하게 직접 경험한 후 '승천하는 청춘' 서사시를 노래하고 발표하였다
이상화는 '나의 침실로' 시에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를 노래했다

이육사는 당시 시를 쓰지 않았지만 10년 후 맵고신 민족의 정서를 노래하고 발표했다

빗방울 성글게 내리는 아사쿠사 거리를 걷고서
호텔에 들어와 창문을 열어놓고
빗소리에 맞춰서
이육사 시인의 시 '꽃'을 낭송한다

동방은 하늘도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겨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 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관음사 법당 안에서 협의 중에도 지진의 진동이 한참 동안 있었다

보화종루 주변에 심은 무궁화 꽃나무는 키가 울을 넘고
동백꽃은 한 두 송이 피어 있어
이름도 없이 잊혀지는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듯 빗방울 소리를 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