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개며/정종배
정리 하난 똑소리 나는 집사람
성당 독거 어르신 반찬 봉사활동 나가며
빨래 개고 청소기 돌리라 엄명이 떨어져
네 식구 겉옷 속옷 양말을 정리하며
한참을 헷갈리다
딸내미 뒤집어 벗어놓은 긴 다리 스타킹
입기 쉽게 바로 잡으며
하라는 결혼은 생각도 않하고
뭐가 그리 바삐 나도는지
그래 언제
떠날 날 있겠지
그때까지 기다리며
네가 꿈꾸는 세상을 뒤집어 보아라
네가 뒤집어 벗어놓은 스타킹
애비는 뒤집으며
이런게 사랑인가 이제야 깨닫는다
멈춰선 바람개비 돌아가라
뒤에서 바람으로 심닿는 데까지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