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동백꽃

정종배 2019. 2. 14. 06:02

 

 

 

 

 

 

 

동백꽃/정종배

ㅡ졸업식

 

 

졸업식 마치고 나 홀로

망우리공원

박인환 이중섭 최학송 조봉암 한용운 방정환

그리고 아사카와 다쿠미 묘지를 참배하며

지난 한 해 애들과 함께한 일들 중

못한 일을 되새겨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참된 일에 제 뜻을 펼치길 빌었다

꽃샘추위 손 내밀어

터트릴 꽃봉오리 붙잡지만

김유정 점순이 동백꽃은

꽃눈을 반쯤 열고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눈 안에 들어와

마음을 더럽히는 꽃은 없다

사랑을 앞세운 얼치기

내 말과 행동이

애들을 그르치지 않았는지

아픈 몸 절뚝이며 되돌아보고

올바른 생각과 선한 뜻을

말없이 실천해야겠다 다짐하며

눈에 힘을 주지만

그냥 둬도 꽃이 피어 봄은 온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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