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정종배
ㅡ졸업식
졸업식 마치고 나 홀로
망우리공원
박인환 이중섭 최학송 조봉암 한용운 방정환
그리고 아사카와 다쿠미 묘지를 참배하며
지난 한 해 애들과 함께한 일들 중
못한 일을 되새겨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참된 일에 제 뜻을 펼치길 빌었다
꽃샘추위 손 내밀어
터트릴 꽃봉오리 붙잡지만
김유정 점순이 동백꽃은
꽃눈을 반쯤 열고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눈 안에 들어와
마음을 더럽히는 꽃은 없다
사랑을 앞세운 얼치기
내 말과 행동이
애들을 그르치지 않았는지
아픈 몸 절뚝이며 되돌아보고
올바른 생각과 선한 뜻을
말없이 실천해야겠다 다짐하며
눈에 힘을 주지만
그냥 둬도 꽃이 피어 봄은 온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