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궁합/정종배
35번째 결혼기념일 탈 없이
여느 해와 같이 지나갔다
조르지 않으니 당연하다
뻔뻔스러 지나갔다
산은 만 갈래로 나눠져
산자락에 집터를 내준다
물줄기는 그 수많은 이야기를
한 물기로 보태서 바다에 이른다
용하다 사는 게 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