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정종배
ㅡ신부님
전두환 장군이 광주 법정에 서려
광주지검에 도착하니
가까운 초등학교 이한열 열사 후배들이
점심시간 유리창 밖으로
종주먹질해대며
전두환은 물러나라 구호를 반복했다
똥별이 이거 왜 이래 역정을 내
그 힘에 탄력 받은
보수단체 뜻있는 분들이
동산초등학교 건너편 인도에서
꼼수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장과 교사들의 지도 잘못으로
빨갱이 구호를 외쳤으니
사퇴하라 큰 소릴쳤다
오늘 오전 9시
아침이 천천히 온다는 연서로
사순2주일 청소년미사 신부님 강론 중
나이값 못하는 기자회견 어른들의 막무가낼
예를 들며 기도했다
나이를 제대로 똑바로 먹지 않고
거꾸로 헛되이 *구멍으로 먹고서
제 눈의 안경만 쓰고서
제 십자가를 지지 않은 어른이다
광주초등학생은 태어나면서부터
할아버지 삼촌 외갓집 이웃집 아제가
518항쟁에서 희생당한 아픔이
뼈속까지 배 있다
사순시기 나이값 제대로 하기 위해
십자가의 길 기도하며
실천하지 않으면
내 일이 아니고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내일 아침 월요일 출근길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