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드리며/정종배
은평뉴타운 천주교 신자는 구파발 성당에 교적을 올린다
이사와 구파발 성당 미사에 참석하며
시골쥐가 서울쥐 집에 초대받은 기분이라
주차하기 조금 나은
연신내 성당 미사를 드렸다
시골 본당 맛이 나
작년 가을 교적까지 옮겼다
기둥이 크고 많아
미사 집전 올리는 신부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신자를 위해 모니터를 설치했다
사순 제2주일 청소년미사 모니터를 켜지 않아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봉헌금 낼 때 방귀까지 함께 내 향기가 진동했다
성찬 전례 시간 답답한 신자들이
모니터를 켜 신부님 모습을 보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믿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성당 대문 걸려 있는
김수환추기경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10주기 현수막도 봄바람에 느슨하다
아침이 늦게 오는 동네 안개 걷히며
새들이 높이 난다
봄이 왔다
봄볕이 왔다
기도하는 손끝에도
이 내 가슴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