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미사를 드리며

정종배 2019. 3. 17. 14:50

 

미사를 드리며/정종배

 

 

은평뉴타운 천주교 신자는 구파발 성당에 교적을 올린다

이사와 구파발 성당 미사에 참석하며

시골쥐가 서울쥐 집에 초대받은 기분이라

주차하기 조금 나은

연신내 성당 미사를 드렸다

시골 본당 맛이 나

작년 가을 교적까지 옮겼다

기둥이 크고 많아

미사 집전 올리는 신부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신자를 위해 모니터를 설치했다

사순 제2주일 청소년미사 모니터를 켜지 않아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봉헌금 낼 때 방귀까지 함께 내 향기가 진동했다

성찬 전례 시간 답답한 신자들이

모니터를 켜 신부님 모습을 보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믿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성당 대문 걸려 있는

김수환추기경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10주기 현수막도 봄바람에 느슨하다

아침이 늦게 오는 동네 안개 걷히며

새들이 높이 난다

봄이 왔다

봄볕이 왔다

기도하는 손끝에도

이 내 가슴에도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자고  (0) 2019.03.18
북방산개구리  (0) 2019.03.17
사순시기  (0) 2019.03.17
제비꽃  (0) 2019.03.17
산신제  (0) 2019.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