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생일선물

정종배 2019. 6. 18. 16:04

 

생일선물/정종배

 

 

예순 셋 생일선물 치고는 과하다

40여년 모아 온 책을 보관하고

관리 잘 되던 이문동 전세방

오늘 새벽

하수도 물이 넘쳐

안주인께서 발 동동 굴러

주민센터 양수기까지 동원해

고인 물을 빼냈다

오후에 연락 받고 달려가

밖으로 꺼내 놓은 책들 중에

아끼던 싸인본 시집들도

물을 먹고 누워 있어

그 시인 어찌 뵐까

과욕이 빚은 결과다

아름다운 이별도 쉽지 않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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