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봄맞이

정종배 2020. 3. 3. 15:05

 

봄맞이/정종배

 

 

오색딱따구리가

겨울나는 벌레를 잡기 위해

느티나무 껍질을 쪼아댔다

한여름 그늘 아래 사람들 모여들고

보호수로 남아 있는 이유가 드러났다

또랑시인 아둔한 몸과 마음 조사불

새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품이 좁쌀 싸라기라

벌레 한 놈 깃들지 못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차 한 잔 술 한 잔 마시자

전화 한 통 없어도

자발적 왕따니까 위안 삼아 연명한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멧돼지  (0) 2020.03.05
코로나19  (0) 2020.03.03
코로나19 출근길  (0) 2020.03.03
오색딱따구리  (0) 2020.03.03
빈말  (0) 202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