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안개

정종배 2020. 5. 10. 14:01

 

 

산안개/정종배

 

 

점심 먹고 산책길 용출정에 올라서

산안개가 품어 안아 보이지 않는

능선을 하나 하나 불러 앞에 세운다

상장 원효 의상 응봉 비봉

 

쪽동백나무 가지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떨어지나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 향로봉 바위 봉우리 구르거나

사는 건 눈 한 번 깜박이는 찰나 아닌가

제각각 이유로 산행 함께 못한 친구들

코로나19 무사히 넘기길 빌면서

친구 이름 불러본다

 

상호야 기석아 용봉아 종필아 성필아 성진아 중호야 제원아

형욱아 신철아 중열아 동호야 용철아 찬영아 강식아 영식아

창주야 혁아

 

대답은 하지 않아도 돼

우리들은 산안개가 꼬옥 안아주는

저 바우 꼭대기니까

 

상호와 영국이는 술 생각나도 침만 꿀걱 삼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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