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은 나무들이 한겨울 나기위한
물관을 닫은 뒤
죽음의 잔치 희생 제물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이 곱다며
잔인한 탄성을 불러온다
조금 이른 단풍잎으로 떨어져
가을철 물소리와 구름을 담아두는
웅덩이 물길을 막는 둑 일원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보람된 나날이다
죽음의 잔치 산보
꽃보다 화려한 단풍잎 상여가
하루에 15Km씩 남으로 내달린다
꽃소식은 남에서 북으로 향기가 울린다
남과 북 휴전선도 더불어 산보를 함께하는
75년 분단을 꽃사슴 무늬로 오가는
손 쉬운 통일의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