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김진숙 희망버스

정종배 2020. 12. 31. 05:16





김진숙 희망버스/정종배



오늘 저녁 청와대 앞 노숙 단식 농성 희망버스 김진숙 현장을 다녀왔다
며칠 동안 미루던 일을 오늘에야 행동으로 옮겼다
오후 2시 박순녀 작가 대담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며
광화역에 내려 현장으로 접근하는데 쉽지 않았다
경찰들이 대오을 지어 시위 진압을 위해 인도에 서 있었다
촛불혁명 때 걷던 길아라 낯설지 않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점점 옛날로 돌아가는듯 싶어 안타까웠다
효자동 파출소를 지나는데
어디가시느냐 물었다
쉽지 떠오르지 앟아 머뭇대다 김진숙 그러는데
사복 경찰관이 아 희망버스요
그렇다고 대답했다
잠시 기다리라며 상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기다리란다
손목 위 옷을 입은 채 체온을 채크하고
점점 더 많아지는 전투경찰관을 둘러보며 몇 마디 나누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하여 훈련 중이란다
방송으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방송소리 높다랗게 들렸다
바람은 칼끝처럼 얼굴을 때렸다
가방에서 꺼내 두꺼운 장갑으로 교체했다
눈치를 봤다 혹 이 사람이 오늘 함께 밤을 새지 않을까 의심하여 통과하지 못할까
농성장의 인원이 9명 이상이면 들어갈 수 없단다
한참을 기다려도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불안한 심리를 감추지 못하고 담당 사복경찰에게 불만을 터트렸다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바람은 더 세차게 불었다
경찰관들은 더욱더 밀려 에워싸 웅성댔다
담당자가 그럼 들어가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
몇 개의 간이 초소를 지나며 마음을 조였다
청와대 앞 농성장에 도착했다
송경동 시인을 찾았다
전화라려 갔다는 것이다
한참을 바람을 맞으며 현장 사람들의 추위를 생각하며 만족할만한 명분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도를 하였다
청와대 불빛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인듯 차갑게만 느껴졌다
시간이 더 늦어지면 현장 분들만 애를 태울까봐
담배 피는 곳으로 가봐도 송시인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삼성동 은행에서 뽑은 현금을 박순녀 작가 작품집 겉표지에다 넣었다
금액은 하명희 작가의 추천으로 동대문구답십리 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한 회차 2시간 강사료였다
송시인이 왔다는 것이다
송시인은 현장에서 자주 보았으나
정식으로 인사는 마석 민주열사 조영관 노동자 시인 추모식에서 인사를 나눴다
늘 현장의 전사로 몸 다치지 않길 바라며 응원하고 있다
건강 해치지 않길 빌면서
쑥스럽게 봉투를 내밀었다
몇 번 미루다
송시인이 그럼 투쟁기금으로 넣겠다며
오는 2월 조영관 시인의 추모식에서 뵙기로 하고 나왔다
돌아오며 뒷통수가 부끄러웠다
늘 헌신하는 분들의 앞날에 희망이 현실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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