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적자생존

정종배 2017. 12. 17. 21:42

 

적자생존

 

정글 삶과 죽음의 냄새는

사랑과 먹이의

종족보존

문제다

 

들소의 등은

코끼리 등보다 두껍다

정글의 황제

사자의 며느리 발톱은

들소의 가죽을 뚫고

1톤의 들소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살을 깊이 파고든다

숫사자 3마리와 암사자 한 마리가 두 주 굶은 가족들의 죽음 냄새 달래려

들소를 쓰러트려 뱃가죽을 이빨로 공격하려는데

한 주 앞 서

3주 굶은 옆집 어미암 사자 한 마리가 끼어들어 개평 뜰으려니

4마리 사자가 쫓아내려

싸우는 사이

다 죽은 들소가 죽음의 냄새를 떨고 일어나

비틀거리며

사선의 언덕까지 오르는 동안

들소 떼들은

굶주림의 무서움을

이미 알고 있어

거들떠보지 않은 듯 외면하여 질서있는 먹이사슬

 

벌집의 사랑과 평화는

일벌은 침을 쓰면 목숨과 바꾸는데

여왕벌은 내부의 후보자들 끼리

한 자리 놓고서

몇 번이고 침을 찌르고 찌를 수 있어

5년 동안

일벌과 왕궁을 차지한다

 

펭귄은 퇴화된 날개를 1초에 다섯 번 펄력여 스모경기 하듯 밀어내며

옆집 부부와

집을 놓고 싸우다

마지막 눈을 뽑을 듯 부리로 찔러대

기어이 이겨내 이주한다

 

눈밭의 굴을 놓고

싸우는

스컹크와 주머니쥐는

인생걸고 물고 물리다

주머니쥐가

죽은 척

꾀를 내

쥐 죽은 듯

편하게 웅숭그려

누워 있다

사체의 청소부 까마귀 떼 귀에 거스르는 울음소리 듣고는

기분 좋게 일어나 비틀거리며 걸어나간다

질려버린 스컹크가 포기하고 떠난다

 

캘리포니아 해안가는

사랑의 노래소리 철석이지만

바닷속 물고기 세계는

텃새가 강하다

이름마저 외우기 어려운

못생기고 못되기는 장비같은

날카로운

이빨 75개를 번갈아

날렵하고 민첩하게

적을 물리치려

입을 평소 4배 벌리며

수컷이

암컷의 3000개 알을

보호하여야

종족을 보존한다

 

생각하는 동물은

입으로

사랑을 외치고

어떤 사람도 가리지 않고

손 잡아 일으키고

틈만 나면

가벼운 발길로

네 이웃

가난한 이웃을

네 몸처럼 돌보는

사랑이

고마운

오늘 하루

이유없이

살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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