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숲길에서

정종배 2021. 3. 13. 18:21





숲길에서/정종배

산짐승이 다니던 숲길을
올해도 마스크 쓴 사람들이 다닌다
멧돼지가 우리가 낸 길이라며
오늘밤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봄맞이 진흙탕 목욕 후
흥이나 길섶의 나무들 밑동에
암내 맡고 찾아오라 등을 긁어
꽃눈 잎눈 눈을 비벼 봄이 온다
진달래 꽃망울도 봄이 왔네
외치려고 꽃입술 근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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