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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린 숲길에서
정종배
2021. 3. 12. 08:22
봄비 내린 숲길에서/정종배
지난 겨울 추위는 흔적을 남겼다
온난화로 북방한계선이 무너져
연서로 길섶에 자라는 대나무가
메마른 소리로 봄비를 맞고 있다
키작은 조릿대가 온몸으로 반기는
빗방울 소리는 푸르다
벗지 않고 겨울을 난 소나무는 느긋하다
나목들의 잎눈 틔운 소리가 반갑다
벗어야 겨울을 이겨내는 단풍나무
단풍잎이 아름다운 이유일까
숲 속의 향기가 고맙다
오늘 멀리 찾아오는
풍 맞은 친구의 어긋나는 그림자
걸음 맞춰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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