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시인 박인환

정종배 2021. 3. 16. 22:26






시인 박인환 / 정종배

낙이망우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박인환 유택에 저녁노을 배어든다
묘역 우측 뒤에는 고향 인제
고향의 봄소식 알리는 동백꽃
꽃망울 터트려 오는 20일
65주기 추모제를 준비한다

지금 그 사람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남았네~~~
세월이 가면 노래를 또랑시인
동백꽃 향기와 노을과 더불어 알싸하게 불렀다

박인환은 시인 이상 기일 4월 17일을
3월 17일로 착각하여
다음 시를 발표하고
줄창 술을 마신 뒤
생명수를 달라고 외친 뒤 운명했다


죽은 아폴론 ㅡ 이상李箱 그가 떠난 날에

그 날 당신은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천당과 지옥의 접경으로 여행을 하고
허망한 서울의 하늘에는 비가 내렸다.

운명이여
얼마나 애태운 일이냐
권태와 인간의 날개
당신은 싸늘한 지하에 있으면서도
성좌를 간직하고 있다.

정신의 수렵을 위해 죽은
랭보와 같이
당신은 나에게
환상과 흥분과
열병과 착각을 알려주고
그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무한한 수면睡眠
반역과 영광
임종의 눈물을 흘리며 결코
당신은 하나의 증명을 갖고 있었다
'이상'이라고.

한국일보 (1956년 3월 17일)
박인환시인,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