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망우리공원 인물열전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가수 차중락

정종배 2021. 11. 10. 11:14





망우리공원 인물열전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가수 차중락

가을비가 내린다
늦은 가을 가을비가 내린다
겨울을 불러오는 가을비가 내린다

11월 단풍잎이 떨어져 비바람에 뒹군다
겨울을 재촉하는 발걸음이 쓸쓸하다
내년 봄을 맞기 위하여
나무는 물관을 닫아걸고
나뭇잎은 죽음의 잔치를 환장하게 치른다
사람들은 장례식을 축제로 맞이한다
죽는 것은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이라고

11월은 가요 올드팬들에게 기억되는 가수들의 기일이 이어진다

11월 1일
<내 사랑 내 곁에> 김현식(1958~1990)
<사랑하기 때문에> 유재하(1962~1987)
11월 7일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배호(1942~1971)
11월 10일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차중락(1942~1968)
1월 27일
<하얀 나비> 김정호(1952~1985)

1968년 10월 중순 살인적인 스케줄에 청량리 동일극장 무대에서 쓰러져
11월 10일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27세로 숨을 거둬
12일 가수 차중락 유택이 망우리공원에 자리잡은 지 53년이다

20년 동안 팬클럽 모임이 이어졌다.


'망우리공원 인물열전' 책을 소개한 매일경제 신문 기사 내용이다

"우리 오빠" 묘 지키고, 20년간 꽃바구니…'BTS 할아버지' 격 이 가수 [Books]
망우리공원 인물열전 / 정종배 지음 / 지노 펴냄 / 3만3000원
이한나 기자입력 : 2021.10.29 17:02:39 수정 : 2021.10.29 19:22:32댓글 0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 묘지에는 방탄소년단(BTS)의 할아버지 격 되는 가수 차중락(1942~1968)이 묻혀 있다. 그는 1963년 그룹 키보이스 보컬로 미8군 무대에 오른 첫날부터 인기를 끌었다. 굵직한 저음과 매력적인 바이브레이션 창법, 춤동작으로 돋보였다. 1966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번안곡인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 크게 히트를 치며 남진·나훈아 이전 원조 오빠부대를 양산했다. 아쉽게도 월남 파병 공연 직후 누적된 피로에 뇌수막염이 겹쳐 요절했다. 사후에도 열성팬들이 무덤에서 밤샘하고 꽃바구니와 팬레터가 20년이나 이어졌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 간호사, 해외 유학 간호사 1호 이정애(1901~1954)도 이곳에 묻혔다. 3·1운동에 참가한 독립유공자로 이화학당 시절 공부도 잘했지만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도, 일본 황족도 그에게 청혼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했다 3년 만에 이혼하고 유학을 가 간호학 학위를 딴 후 세브란스병원으로 돌아왔다. 조선 대표로 참여한 영국 국제 '간호원대회'에서 흰 저고리 남색 치마, 흰 고무신 차림에도 당시 에드워드 국왕과 공주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이 '뷰티풀'을 연발했다고 한다. 다시 미국 유학 후 이화여대 간호교육과를 창설해 후배 양성에 애썼다. 암 투병 끝에 망우리 금란동산에 묻혔고, 친구인 김활란 박사가 이정애를 위해 망우리 금란교회를 설립했다고 한다.

이 책은 국어교사 출신으로 망우리공원 인문학 및 해설강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20여 년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걸으며 묘지 유지와 연구개발한 130여 명의 인물 이야기를 담은 교양인물사전이다. 총 9부로 나뉘는 인물군은 기미독립선언 민족 대표 33인 중 7명과 유관순 열사 등 독립지사부터 문화예술계 인사, 친일행위자, 갑남을녀까지 다양하다. 저자가 이곳에 묻힌 이중섭 화백(1916년 9월 16일)과 김병기 화백(1916년 4월 10일)의 생일이 고은 시인 의 오기로 뒤바뀐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잡아 제주 이중섭 특별전이 9월로 바뀐 사연도 인상 깊다.

우리나라에 공동묘지가 처음 생겨난 게 일제강점기다. 1910년대 경성부에 미아리, 이문동, 이태원, 만리동, 연희동 등 모두 19곳에 공동묘지가 있었다. 망우리 묘지는 1973년 만장으로 폐장됐으나 1998년 망우리공원으로 바뀌며 시민들이 운동, 산책을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2016년 망우리 인문학길 사잇길 코스들이 조성돼 근현대인문학의 보고가 됐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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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배#망우리공원#묘지#위인

http://v.media.daum.net/v/20211029170310551

가을비 소리에 철들다
정종배

이제는 봄비보다
가을비가 더 좋다
아니 가을비 소리가 더 좋다

봄비에 꽃봉오리 벙글대는 소리보다
단풍잎 물들어가는 소리가 가슴에 못질하듯
파고들어 더 좋다

오월의 숲 가득 차오르는 신록의 향기 퍼지는 소리도 좋지만
가을하늘 뭉게구름 적막하게 흩어지는 소리 그냥 내버려 두었다
저녁노을 슬며시 검붉게 타오르며 앓는 소리가 더 좋다

시각보다 청각이 더 편하고 오랜 기억으로 가는
내 삶의 계절은

가을비 소리로 철벅거리는지

이제야 철들어 가는 소리 아닌지
달 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