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눈발

정종배 2022. 1. 11. 03:21


눈발

눈보라에 휘날려도 등을 보이지 않아서 고맙고
강추위에도 입을 열지 않아서 반가웠다

밤이나 낮에도 가리지 않고서
한 두 송이 비쳐도
첫눈이라면 환장해서
가슴이 차오르게 개새끼가 되어서
온동네는 물론이고
사방팔방 갈고 다녔다

이제는 늙은 부부 불면증 치유제로
창문 밖에 서성거려 밤을 샌다

오늘밤 빛고을 눈발은
배은심 여사의 가슴에 피를 위로하다
하느님께서 흘린 눈물의 조화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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