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멧돼지와 소나무

정종배 2022. 1. 14. 18:55













멧돼지와 소나무

추위가 최 절정이다
산골짜기 얼음으로 뒤덮어
멧돼지들 발정기 놓치지 않으려 껄떡이며 얼지 않은 웅덩이 찾아 낮은
하류 쪽 옛 사하촌 당산나무 아래의 웅덩이에 진흙탕 목욕을 하고서
등산로 길섶의 여러 그루 소나무 껍질에 등긁어 힘자랑 하였다
그 옆에 연리지 나무가 두 그루나 보였다
당산나무 우듬지에 늦은 오후 볕들이 잎눈 꽃눈 안부를 묻는다
또랑시인 의자에 앉아서 볕을 쬐
내년 봄 그늘을 헤아린다
연리지 나무가 아니라
멧돼지 등긁는 소나무는 더 아니고
도채비에 홀리듯 멧돼지 수컷으로
한 번도 못해본 주정을 부리며 맞서길 빌어본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성문  (0) 2022.01.18
중관 황재국 서예가  (0) 2022.01.18
짝짓기  (0) 2022.01.13
눈발  (0) 2022.01.11
배은심 여사  (0) 202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