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도토리

정종배 2022. 4. 12. 21:40

도토리

참나무 숲 속의 도토리가
봄이면 껍질을 터트려 싹을 띄워 거목을 꿈꾼다
도시 근교 집 가까운 곳에서는 쉽지 않다
다람쥐나 청설모 멧돼지 그리고 인쥐 중
가장 사나운 짐승은
온산을 헤집어 주워 도토리 묵을 써
몸 속의 독을 빼내는 사람이
오늘은 신혈사터에서 진관사 오가는 옛길에
돌멩이 경계석 밑 도토리가 용케 남아
껍질 벗은 청춘의 힘으로 가는 길을 붙잡는다
산이 푸른 이유를 알았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포  (0) 2022.04.12
꽃웅덩이  (0) 2022.04.12
야생 달래  (0) 2022.04.11
봄맞이  (0) 2022.04.09
  (0) 20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