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야생 달래

정종배 2022. 4. 11. 21:23

야생 달래

진주 정가 충장공파 함평군 표산 문중
영모당 추모식 끝내고
3대 항렬 무시하고
국민학교 동기별 낮밥으로
밭둑에 달랑개를 캐 삽겹살에 싸먹음서
대통령 선거부터 이야기 허다가
몇 잔씩 들어가자
오맨만에 옛 추억을 되새겼다
발음은 이빨 몇 개씩 빠져
된발음이 안되고 받침이 흘러내려 다행이다

큰집동네 같은 항렬 정봉진 아버지 정종기 교장선생님
일제시대 우리말 못하게 써먹던
방법을
우리한테 헌다고 뒷담화한
학기 초 욕이 접속사인 분위기를 잡기위해
담임이 나눠준 10장 욕표
볕좋은 언덕에 달랑개를 캐먹으며 오가던
시오리 등하교 길 위에 알친구들
주고 받은 욕표 뺏기 시작헌다

어이 앞에 가는 너 이 새기 뒤질라고 환장했냐
이 개새기야
뭐시라고야 이 조만한 십새기가
너 이 새기는 뭘 먹었기에
그리 달랑 달랑 거리냐 이 개십새기야
그래 오늘 달랑개 먹었다 어쩔래
이 조만헌 개조같은 개새기야
너 인자 부애가심 짓거리 그만 해라이잉
이 잡녀르 개같은 새기야
뭐야 이 개조십새기야

집성촌 항렬이 뭔 소용이 있당가
항꾼에 내가 그리 맨맛헌 홍애 조이냐
이 개십새기들아
가만히 보고 있던 안사람들도
덩달아 이 개조같은 집안 십새기들
어이 너 새기 얼른 술 한 잔 딸아봐 이 개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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